한국 교회 여성 목사 안수, 어디까지 왔나?
한국 개신교사에서 여성목사 안수문제는 성경해석의 권위와 교단의 신학적 정체성, 그리고 시대적 요구가 충돌하는 핵심 쟁점이다. 1930년대 감리교회에서 시작된 이 논의는 약 1세기가 지난 오늘날에도 교단별로 극명한 온도차를 보이며 한국교회의 보수성을 상징하는 지표가 되고 있다.
1. 교단별 현황: 제도화와 거부의 양극화
한국 교회의 여성 안수 지형은 도입 시기와 신학적 성향에 따라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선구적 도입군: 기독교대한감리회(1931년)를 필두로 한국기독교장로회(1974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1994년) 등은 일찍 여성안수를 제도화했다. 이들 교단은 성경의 본질적 정신인 '만인제사장설'과 남녀평등의 가치를 우선시한다.
보수적 완고군: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과 고신 등은 여전히 여성안수를 불허하고 있다. 특히 예장합동은 '여성은 가르치는 권위에서 배제된다'는 특정 성경 구절을 문자적으로 해석하며 가장 완강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중도 및 변화 모색군: 최근 예장합동은 여성 사역자에게 목사와 유사한 권한을 부여하는 '강도권' 허용이나 '동역사'라는 명칭 제안 등을 통해 타협안을 모색 중이나, 이는 정식 목사안수와는 거리가 먼 과도기적 조치로 평가받는다.
2. 신학적 쟁점: 문자적 해석 vs 시대적 상황론
여성안수를 반대하는 측의 핵심 논거는 성경적 근거에 기반한다. 고린도전서 14장의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는 구절과 디모데전서 2장의 '여자가 가르치는 것과 남자를 주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아니하노니'라는 구절을 창조 질서에 따른 불변의 원리로 해석한다.
반면 찬성 측은 해당 구절들이 당시 특정 지역 교회의 혼란을 막기 위한 목회적 조언(상황적 해석)일 뿐, 그리스도 안에서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하나라는 갈라디아서의 평등 정신이 성경의 더 큰 핵심이라고 반박한다.
3. 최근 동향과 갈등의 양상
최근 보수 교단 내부에서도 여성 사역자의 이탈 가속화와 시대적 흐름에 따른 변화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예장 합동: 109년 만에 여성 강도권을 허락하는 등 변화의 조짐이 보였으나, 여전히 '목사' 직분 부여에 대해서는 '여성안수 불가'라는 교단 헌법의 벽에 부딪혀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예장 고신: 여성 안수 문제 연구 시도 자체가 무산되는 등 내부 보수세력의 반발이 여전히 강력한 상황이다.
4. 향후 전망: 점진적 변화와 시대적 압박
향후 한국교회 내 여성 안수 문제는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첫째, 보수 교단의 점진적 양보가 예상된다. 교인 수 감소와 우수한 여성 인력의 타 교단 이탈은 교단 존립의 위협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목사'라는 명칭 대신 '동역사'나 '강도권 부여'와 같은 중간 단계의 직분을 통해 실질적 권한을 넓혀가는 방식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둘째, 세대교체에 따른 인식 변화다. 성평등 교육을 받고 자란 젊은 세대 목회자와 교인들이 의사결정 구조에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가부장적 신학 해석은 점차 설득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한국 교회의 여성 안수 문제는 단순한 신학 논쟁을 넘어, 교회가 현대 사회의 윤리적 기준과 얼마나 발맞추어 나갈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잣대가 되고 있다. 보수 교단들이 성경의 문자적 해석에 매몰되기보다 복음의 보편적 정신을 어떻게 시대에 맞게 구현할 것인지가 향후 변화의 속도를 결정할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